2024년도도 어느덧 끝을 향해 가고 있네요.
모두 이번 한 해도 치열하게 보내시느라 정말 고생 많으셨습니다.
이제 잠시 시간을 내어 올해를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한 해를 돌아보며 배운 점들을 정리하는 과정은 앞으로의 방향성을 잡는 데 분명히 큰 도움이 됩니다. 또한 여러분들이 제 깊은 생각을 들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죠! (워낙 일기 같은 글이다 보니)
작년에는 회고를 남기지 못해 아쉬웠는데요, 올해는 꼭 기록으로 남기고자 합니다!
2024년: 온라인 커머스 사업체의 양수와 양도의 사이클 경험
작년 이맘때, 2023년 12월의 아주 추운 겨울에 작은 계기를 통해 스마트스토어를 구매하면서 부업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 전까지는 진양의 뉴스레터는 주로 스타트업에 관심 있는 분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주제를 담아 보내는 데 집중했었죠. 창업가들의 웰니스를 고민하며 짧은 프로그램을 운영해보기도 하고, 여러 가지 주제를 다뤄왔던 것 같습니다. 재미있어 보이는 주제가 있다면 일단 시도해보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갔던 것 같아요.
그래도 하나의 차별점이라면, 남들이 쓰지 않는 주제를 선호하며 일종의 ‘나만의 경험’이 담긴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일종의 ‘체험적 콘텐츠’가 포함되어 있는 글이라고 해야하려나요? 인수 창업 컨텐츠 또한 이런 인터렉티브 컨텐츠의 일환이었죠.
그런데 어느 순간, 단순히 콘텐츠를 위해 쌓아가던 ‘경험’이 이젠 제 일이 되어버린 것 같네요.
오랜 시간 동안 매물을 검토한 끝에, 올해 초 사실상 처음으로 본격적인 커머스 사업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완전히 낯선 도메인에서, 경험이 부족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진 사업체를 인수하게 되어 밤낮없이 일했던 기억이 납니다.
어느 정도 적응이 되고 나니, 이 사업이 충분히 스케일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더 큰 사무실로 옮기고, 작은 사업체 두 곳을 추가로 인수해보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습니다. 또한, 좋은 조건으로 택배사 계약을 마무리하고, 사업 확장을 위해 새로운 상품을 소싱하는 데에도 집중했습니다. 국내외 상품 소싱 전략을 다듬으며 현금 흐름이 탄탄한 사업체를 경영하고, 마침내 매각까지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한 해였습니다.
한마디로, 2024년은 사업체를 인수하고 매각하는 하나의 사이클을 처음으로 경험하며, 그 여정을 공유할 수 있었던 한 해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나에 대한 이해: 정답을 모르겠으면 오답을 지워라!
이번 한 해는 저에 대한 페르소나를 더욱 구체화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나는 어떤 창업을 추구하는 창업가인가? 그리고 나는 무엇을 위해 창업을 하는가? 이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던지고, 답을 찾아보는 시간이었죠. 정답에 가까워졌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오답들은 걸러낼 수 있었습니다.
확실히 알게 된 건, 저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창업을 하는 사람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제가 일을 하는 데 있어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기준에서 "많은 돈을 벌기 위함"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죠.
즉, “왜 이렇게 새벽까지 고생을 하고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졌을 때, 만약 그 이유가 돈 때문이라면 금방 지치고, 나아갈 방향을 잃는다는 걸 자주 느꼈습니다.
그렇다면 저는 돈이 아닌 어떤 가치와 의미를 추구하는 걸까요?
2024년의 기억을 되돌아보며, 어떤 가치를 달성했을 때 행복했는지 고민해봤습니다.
인수한 사업체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깊이 분석하고, 그 가치를 발견해 더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
이 일을 할 때 엄청난 성취감을 느꼈습니다.
어떻게 보면 진흙 속에서 숨겨진 보석을 발견하는 기분이랄까요.
마치 남들이 주목하지 않은 신인 웹툰 작가를 발굴했을 때,
내가 미리 찍어둔 하꼬 작가가 대성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과 비슷한 감정이었습니다.
아마 엔젤 투자자가 옥석 같은 회사를 발굴했을 때 느끼는 기쁨과도 비슷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투자자 50%, 창업가 50%: 올해는 투자자 턴
인수 창업가의 대표적인 특징은 투자자와 창업가의 페르소나가 혼합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사업체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분석해 가치를 발견하는 것은 투자자의 성향에 가깝고,
발견한 가치를 직접 실현해내는 것은 창업가의 성향에 더 가까운 일이라고 할 수 있죠.
그리고 올해의 시간 분배를 돌아보면, 확실히 창업가의 역할에 더 많이 집중한 한 해였다고 느낍니다. 사업체를 굴리고, 성장시키고, 관리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쏟았으니까요.
그래서 2025년에는 진양 마이크로 PE가 투자자의 페르소나에 더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계획입니다.
투자자 페르소나: Buy Side 고민
현재 국내 커머스 사업체 외에도 해외 SaaS 매물을 검토 중입니다.
국내 SaaS 매입도 시도해봤지만, 매물이 너무 적고 매력적인 옵션을 찾기 어려워 사실상 고려 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Buy Side에서 커머스 매물은 이미 질리도록 검토해봤기에, 이번에는 레벨업을 위해 SaaS를 인수해보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커머스를 인수한 후 VoC(Voice of Customers)를 기반으로 맞춤형 Vertical SaaS를 제작하는 플레이북도 고민 중입니다.
사실 Buy Side는 현재 큰 고민거리가 아닙니다. 작년 한 해 동안 이미 3개를 인수해봤고, 올해는 Sell Side에 더 집중할 예정이기 때문입니다. 굳이 인수한다면, 해외 시장에서 B2B 고객을 확보한 마이크로 SaaS를 적정 멀티플로 매입하거나, 국내에서 정말 매력적인 커머스 사업체를 하나 인수하는 정도일 것 같습니다.
투자자 페르소나: Sell Side 고민
오히려 Sell Side에 대한 고민은 훨씬 큽니다. 앞서 언급했듯, 2024년에 Buy & Sell 사이클을 경험했다고 해서 큰 돈을 만지는 건 아닙니다. 작은 사업체이다 보니 사이클이 길고, 인수자 풀이 제한적이며, 매물도 얇아 EBITDA를 크게 올려 받기가 쉽지 않더군요.
결국 크고 빠른 회수를 위해서는 해외 시장에 사업체를 매각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습니다. 그렇기에 오프라인 유통의 특성을 많이 타는 커머스보다는, SaaS 같은 디지털 사업체가 매각에 훨씬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습니다.
현재 기술 발전으로 개발 비용이 많이 저렴해졌기에, 인하우스에서 직접 솔루션을 개발해 해외 마이크로 SaaS 시장에 매각하는 방향도 같이 고민 중입니다.
2025년 1분기까지는 AI Agent를 활용해 고객 니즈를 깊이 터치할 수 있는 서비스를 빠르게 제작하고, GTM(Go-To-Market)을 테스트할 계획입니다.
2분기에는 이 솔루션을 해외 마이크로 비즈니스 장터에 매각해보는 프로세스를 경험하려고 합니다.
2주에 하나씩 솔루션을 제작해 던져보는, 다소 나이브하지만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 시장 진입 연습을 할 것입니다. (설령 매각이 안 되더라도 달러를 벌 수 있게요!)
이 처럼, 2024년이 Buy Side에 집중했던 한 해였다면, 2025년은 Sell Side 경험을 쌓는 데 주력할 예정입니다.
FOMO(Fear of Missing Out)를 느낄 때는 항상 근원에서 해답을 찾자
크립토, 부동산, 미국 주식… 마치 나만 빼고 다 날아가는 것 같고, 나만 도태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또한,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하다 보니, 따라가지 않으면 뒤처질 것 같아 두렵기도 합니다.
이런 FOMO(Fear of Missing Out)를 의식적으로 차단하기에는 많은 정신력을 소모하게 되는데, 에너지 소모 없이 FOMO를 차단하기 위해선 나의 시간과 돈의 투자 논거 (Investment Thesis)가 앞서 이야기한 '나에 대한 이해'와 정렬되어 있어야겠죠.
우리의 거시적 논거는 간단합니다: 앞으로 많은 소기업들이 저렴하고 가성비 좋은 가격에 매물로 나올 것이라는 겁니다. 그날이 오기까지 우리는 가치를 발견하고, 이를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내는 역량과 경험, 그리고 자본을 꾸준히 쌓아야 합니다.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는 자본시장에 관심을 가지고 있으면 언제든지 옵니다. 다만 지금 하는 경험은 지금만 가능합니다. 2025년은 중요한 것에 집중하는 한해가 되어야 합니다.
아, 방치된 커뮤니티가 2025년에는 과연...!
진양 뉴스레터 단톡방은 한 차례 비활성 유저들을 정리하고 현재 50명 정원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방치해둔 상태이긴 한데, 다행히 참여자분들께서 자발적으로 콘텐츠를 올리고 채팅을 이어가 주셔서 정말 감사한 상황입니다.
사실 어떤 Perk를 제공하거나, 이 커뮤니티에 가치를 부여할 방법도 고민 중이긴 합니다.
하지만 삭막한 세상에서 돈으로 얽히지 않고, 마치 휴게소처럼 가볍게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공간도 나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 보니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방치 상태로 두게 되는 것 같네요.
아젠다에서 우선순위가 높지는 않지만, 2025년에는 이 커뮤니티를 어떤 방향으로 키워나갈지 목표를 정리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내일은 고대하던 오프라인 정모를 하게 되어 기대가 됩니다.
온라인에서 알게 된 분들과 실제로 만나는 건 처음이라 설레기도 하고 긴장되기도 하는데, 다양한 생각을 교류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2025년 Milestones
2025년 SaaS로 MRR $100K 달성
2025년 인수 창업 책 교보문고 비치
2025년 진양 뉴스레터 커뮤니티 방향성 설정
2025년 진양 뉴스레터 글 최소 12개 작성
2025년 Micro SaaS 매각 최소 1개 달성